글
화이트 안은수 리퀘
책을 정리하고 있는 것을 도와주는 것은 어떨까요? 그러다가 대화도 나오고,
삔을 매번 바꾸는 산의양을 기억하고 있어서 도대체 몇개나 되는 삔을 가지고 있는거냐고 묻는다던가..! 신루아[아윤]
윤솔[온]
홍서우[샘물]
산의의 스타일링 기법이 궁금해지네요~!! 이해진[카즈]
은수가 산의양 화장한것보고 예쁘고 신기해서 흐에..
하고 보다가 자기발 걸려 넘어지는 걸 보고 어이없게 내려다봐줬으면 좋겠습니다. (?) 안은수[설레]
[청산의] 부끄러움 (w.안은수)
교내 복도에서 모퉁이를 돌아서 몇걸음 걷다보니 복도 맞은편에 누군가 걸어오고있었다. 모르는 남학생이었다. 방학동안 남아있는 학생들 중 한명이겠지. 방학 이후 처음 마주친 사람이었다. 그는 걷다가 갑자기 제자리에 섰다. 왠지 이쪽을 보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제 과잉반응이라고 생각하며 조용히 지나가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저가 스쳐 지나가려는 타이밍에 그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바람에 부딪치고 말았다. 남학생은 저와 부딪히며 몇걸음 뒤로 뒷걸음질 치다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졌다. 그와중에도 그는 품에 든 가방이 무척이나 소중한듯 꼬옥 끌어안은 채였다. 부디친건 이쪽이었는데 넘어진 것은 저쪽이다. 보통은 여자아이쪽이 넘어지는게 아니었던걸까. 자신이 그렇게나 강력한 몸통박치기를 모르는 남학생에게 행하였다고 생각하니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열이 오르는 기분이었다. 그건 마치 사람들 많은 도로 한복판에서 대자로 넘어진것같은 기분이었다. 물론 지금 넘어진건 저쪽 사람이었고 자신은 서있었지만. 아무튼. 그랬다. 게다가 성별이 남자인 사람과는 살면서 말해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초등학교도 중학교도 공학이었지만 남학생들은 여학생들보다 더욱 대하기 어려웠고 짖궃은 장난에 괴롭힘만 당한 기억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고등학교도 기숙사제인 여고를 희망했지만 원하는 기준에 차는 곳이없었고, 가장 마음에 든 이곳은 공학이었지만 어차피 남녀 분리반이기 때문에 평소 생활에도 그리 많이 마주칠 일은 없었다. 기숙사도 따로 쓰고. 그런데 이성과의 첫만남이 이렇게 창피스러운 일일줄이야. 쥐구멍이 있다면 숨고싶은 생각뿐이었지만 우선 잘못한 쪽에서 먼저 사과부터 해야한다.
"죄송합니다."
"아,아니야...내가 미안해. 내가 얼굴을 보ㄷ...아니, 멍하니 서있었는걸."
"아니에요, 그래도 제가 부딪쳤는걸요. 죄송해요."
"아니야, 내가 미안해."
"아니에요, 제가 주의했어야했어요, 죄송해요. 괜찮으세요?"
"아... 응, 괜찮아!"
한사람은 앉아서 한사람은 서서 서로에게 사과를 하는 콩트같은 상황이 잠시 지나갔다. 자신이 아래쪽에 있는 남학생에게 사과하기 위해 낮은 곳까지 허리를 접어야 했기에, 넘어져있던 그는 그제야 아직도 자신이 넘어진채로 찬 바닥에 주저앉아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는 벌떡일어났다. 일어나니 자신보다 머리하나 정도만큼 키가 큰 남학생을 무심코 올려다 보다가 동공이 보일만큼 밝은 갈색 눈동자 두개와 시선이 마주쳤다. 속으로 화들짝 놀랐지만 겉으로는 표나지 않았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눈알만 굴려 시선을 피했다. 음. 눈이 마주쳤던걸 알았을까? 아니 그래도 상관없겠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였다. 거기다 유난히 자신의 얼굴을 자세히 보고있는것 같았다. 누군가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식은땀이 흐르는 것같았다. 손 안쪽이 바짝 타들어 가는것 같아 괜스레 손가락 끝을 잡고 만지작거렸다. 신발 안에서 발가락도 꼼지락 거렸다. 그러면서 최대한 태연한척 하고있었다. 시선을 내린곳에 아까 남학생이 넘어지면서도 꼬옥 안고있던 가방이 보였다. 검은 네모모양의 그것은 악기가방 같아 보였다. 저정도 크기와 모양이면 악기가방일것같다. 그중에서도 들어갈만한 거라면 바이올린 같은걸까. 말 걸지 말고 그냥 인사만하고 뒤돌아 뛰어갈까도 생각했지만, 우선 그의 시선을 분산시켜야겠다고 생각해 가방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입을열었다.
"악기가방인가요?"
"응. 맞아. 바이올린."
"그렇군요."
역시나 다른 곳으로 주의를 돌리니 남학생의 시선이 얼굴쪽에서 자연스럽게 가방쪽으로 옮겨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짤막한 대화 후에 어색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딱히 인간관계를 안하려는건 아니지만, 대화를 하는 것에 있어 서툰 점은 어쩔 수 없었다. 더더욱이 상대방이 모르는 남학생이라면. 어쩌지. 이제 가도되는 타이밍일까. 싶은 생각으로 언제 발을 움직이면 좋을지 제고 있을 찰나, 남학생이 다시 내 얼굴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을 걸어왔다.
"어, 한번 볼래?"
"아니요."
"아 그래..."
"네."
단호하게 거절의 말을 하는 바람에 또 다시 대화가 끊겨 어색한 침묵으로 대치중이었다. 왜 자꾸 쳐다보는걸까. 혹시 얼굴에 뭐가 묻어있나. 아까 먹은 크림빵이 묻었나. 뭐가 붙었나. 머리카락을 먹었나. 설마 코털이 나왔나. 도대체 왜 저렇게 직선으로 바라보는 거지. 어떻게 다른 사람을 저렇게 올곧게 바라볼 수 있는걸까. 온갖 생각으로 머리가 어지러워져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서있는 건지도 왜 이러고 있는건지도 모르겠을 즘에 남학생이 갑자기 손을 머리 쪽으로 뻗어오는 바람에 굉장히 당황해버리고 말았다. 왜 손을 뻗는거지! 온몸이 뻣뻣해질 만큼 긴장해버린 채 숨 쉬는 것도 잊어버리고 굳어있는데, 금세 손을 내린 남학생의 입에서 포탄이 날아오는 듯한 발언이 얼굴로 날아왔다.
"아, 미안! 놀랬어? 얼굴이...아니, 속눈썹이 너무 길어서 예뻐서... 아! 아니 신기해서보는데 머리에 삔이 떨ㅇ..."
"꺢!"
"어져????"
그는 삼키듯 단어를 급히 얼머부려 버렸지만 이미 확실하게 단어를 듣고 난 후였다. 남학생이 했던 말을 이해하기도 전에 머리에 과부하가 왔는지, 이해하는 바람에 과부하가 왔는지 얼굴에 열이 몰려 뻥! 하고 터질것만 같았다. 예쁘다니! 분명히 예쁘다고 했어! 예쁘대! 뭐가 예쁘다는 거지! 당황스럽고 부끄러움에 어쩔줄을 몰르는 채로 괴상한 소리를 낸채 제 얼굴을 두손으로 가리고 무작정 달려도망갔다. 뒤에서 남학생이 부르는것 같았지만 못 들은 척 하고 더 빨리 뛰어서 도망갔다. 너무 너무 창피했다. 자신이 화장했다는 것을 알아챘을 것만 갔았다. 아침에 완벽하게 마음에 들때까지 좌우 길이 굵기 까지 완벽히 똑같이 맞춰 그리고 나온 얼굴이 어떻게 보였을지 너무나 창피했다. 마스카라가 뭉쳤거나 아이라인이 번졌으면 어떡하지. 화장이 떴으면 어떡하지. 그걸 봤으면 어떡하지. 두 번 다시 아까의 남학생하고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설마 내 얼굴을 기억하거나 하지는 않겠지. 그러면 어떡하지. 오늘의 일은 평생 밤마다 이부자리를 발로 뻥뻥 차 제낄 흑역사 였다.
"ㅡ떨어졌는데, 삔... 어떡하지..."
★ ★ ★
한참을 도망쳐 기숙사로 돌아가 제 방에 숨고나서야 안심이 되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콩닥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웅크리고 앉아있었다. 한참을 그러고 앉아 진정된 후에야 일어나 떨리는 다리로 겨우 걸어 기숙사 침대에 엎드려 누웠다. 그리고는 두손으로 콩콩콩 애꿎은 베개만 때렸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평소의 맥박수를 찾은 후에야 일어나 흐트러진 옷 매무새를 정리하기위해 일어나 거울 앞으로 걸어갔다. 거울을 보니 바로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 가지런히 정렬되어있던 분홍색 삔 하나가 없어졌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들 중 하나였는데. 도대체 어디서 잃어버린걸까.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다니는 성격이 아니어서 무언가를 분실하는 경험이 적기는 하지만, 개중에서도 유난히 똑딱이 삔은 이상하게 잘 없어지는 편이었다. 역시 그냥 실 삔이나 집게 삔을 살걸 그랬다. 오늘은 살면서 몇없는 일들을 한꺼번에 겪은 날이었다. 갑자기 굉장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다시 침대로 돌아가 옷을 입은 채로 누웠다. 옷이 구겨지는 것을 못참아해서 잠옷으로 갈아입지 않으면 절대 옷을 입은 채 자거나 하지않았지만, 오늘은 당장 잠들고 싶었다. 그래서 빨리 오늘 있었던 일들을 잊고싶었다. 달콤한 꿈들이 시름을 잊게 해줄 것이다. 억지로 오지않는 잠을 자기 위해 눈을 고집스럽게 감고 숫자를 세었다. 1. 2. 3. 4. 5...
숫자를 세고 있는데도 자꾸 남학생의 껑충 올라간 소매에 드러난 손목과 도드라진 손목뼈가 생각이 났다.
은수군을 위한 피아노 연주를 배경음으로 귀엽게 깔아봤습니다! 바이올린은 아니지만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네요! 헤헤(*,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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